한글날 무료 글꼴, 내려받기 전에 사용 조건부터 확인하세요
책갈피와 모임 포스터에 쓸 한글 글꼴을 고를 때, 무료라는 표시만으로 로고 제작이나 파일 재배포까지 판단할 수는 없다. 공식 배포처에서 이용 범위와 출처 표시, 전달할 파일을 나눠 확인하는 방법을 정리했다.

한글날을 맞아 책갈피를 만들거나 모임 포스터의 제목을 바꾸려면 글꼴부터 찾게 된다. 마음에 드는 모양 옆에 “무료”가 붙어 있으면 곧바로 내려받기 쉽다. 하지만 내려받는 데 돈이 들지 않는다는 말과 내가 하려는 모든 작업이 허용된다는 말은 같지 않다. 글꼴을 고르는 마지막 기준은 모양뿐 아니라 실제 배포자가 적어 둔 이용조건이다.
10월 9일 확인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안심 글꼴파일 서비스 안내는 문서와 발표 자료 작성, 인쇄, 다른 사람에게 보내기 같은 활용을 소개한다. 동시에 공유마당과 공공누리에 있는 글꼴은 이용조건이 다르므로 주의하라고 명시한다. 이번 한글날에 모든 무료 글꼴의 권리가 새로 바뀐 것은 아니다. 이미 공개된 안내를 자신의 창작 활동에 맞게 읽는 것이 이번 기사의 목적이다.
무료라는 말보다 내가 만들 것을 먼저 적는다
첫 질문은 “어느 글꼴이 예쁜가”보다 “무엇을 만들고 어디에 공개할 것인가”에 가깝다. 집에서 쓰는 독서 기록과 판매할 책갈피, 동네 모임 안내문과 가게 로고는 모두 한글을 쓰지만 사용 맥락이 다르다. 인쇄할지, 온라인에 올릴지, 편집 가능한 원본과 글꼴 파일까지 넘길지도 따로 정리하면 필요한 조건을 찾기 쉬워진다.
한국저작권위원회 공유마당의 라이선스 상세설명은 자유이용 안내를 보더라도 전체 조건 안에 CI·BI 제작이나 임베딩 제한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안내한다. CI·BI는 기업이나 단체의 로고·브랜드 상징을 뜻한다. 임베딩은 프로그램이나 기기 등에 폰트 파일을 넣어 제공하는 경우를 말한다. 모든 무료 글꼴에 이런 금지 조건이 있다는 뜻이 아니라, 해당 글꼴에 붙은 조건을 놓치지 말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검색 결과의 “상업용 무료” 한 줄을 최종 허락으로 삼기보다는 공식 상세 페이지를 연다. 개인 작업에 무료인지, 기업도 사용할 수 있는지, 로고와 상품에 쓸 수 있는지, 파일을 수정하거나 나눠 줄 수 있는지를 확인한다. 필요한 용도가 적혀 있지 않다면 스스로 넓게 해석하지 않고 제공자에게 구체적인 사용 방식을 묻는 편이 낫다.
공공누리는 이름이 아니라 유형을 읽는다
공공누리 제1유형은 출처 표시를 조건으로 상업적·비상업적 이용과 변형 등 2차적 저작물 작성을 허용한다. 반면 제2유형에는 상업적 이용금지가, 제3유형에는 변경금지가 붙는다. 제4유형에는 두 제한이 함께 붙는다. 같은 공공누리 누리집에서 찾았다는 이유만으로 한 자료의 허용 범위를 다른 자료에 옮겨 적용할 수 없는 이유다.
현재 유형 안내에는 출처 표시 조건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제0유형도 있다. 그렇다고 기존 제1유형 글꼴의 출처 표시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내려받는 글꼴에 실제로 표시된 유형과 설명을 확인해야 한다. 포털의 전체 소개와 개별 파일의 이용조건을 구분해 읽는 습관이 중요하다.
제1유형 안내는 출처 또는 저작권자를 표시하고, 온라인에서 출처 웹사이트의 링크를 제공할 수 있으면 링크를 제공하도록 한다. 기관이 이용자를 후원하거나 특별한 관계에 있는 것처럼 오인시키는 표시도 해서는 안 된다. 출처를 적는 일은 허락의 근거를 밝히는 일이지, 공공기관의 추천을 받았다는 장식을 붙이는 일이 아니다.
작은 책갈피나 짧은 영상처럼 표시 공간이 고민되는 작업이라면 제작을 마친 뒤에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다. 해당 글꼴의 안내에서 표시 방법을 확인하고, 불명확하면 제공자에게 물어본다. “공간이 없으니 생략해도 된다”거나 “설명란에만 쓰면 언제나 충분하다”는 식의 공통 규칙을 이 기사에서 제시하지 않는 이유다.
나눔글꼴 사례: 상업적 사용과 파일 판매는 다르다
민간 배포 글꼴은 실제 사례를 읽으면 차이가 더 분명해진다. 네이버의 공식 나눔글꼴 안내는 개인과 기업을 포함한 모든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며, 글꼴 자체를 유료로 판매하는 것을 제외한 상업적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상업적으로 쓸 수 있다는 말과 폰트 파일 자체를 판매할 수 있다는 말이 서로 다르다는 사례다.
같은 안내는 저작권 안내와 라이선스 전문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묶음 배포와 재배포, 수정에 관한 조건도 설명한다. 전문에 실린 SIL 오픈 폰트 라이선스, 즉 OFL은 수정본의 이름과 배포 라이선스에 관한 조건을 둔다. 무료로 받은 파일이라도 이름을 바꾸거나 일부를 손본 뒤 아무 조건 없이 다시 팔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구분이 하나 더 있다. OFL 전문은 폰트를 같은 라이선스로 유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그 폰트로 만든 문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한다. 글꼴을 이용해 완성한 글이나 디자인과 폰트 소프트웨어 자체를 나누어 보는 조항이다. 자신의 문서 전체를 자동으로 공개 라이선스로 풀어야 한다고 오해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 설명은 확인한 나눔글꼴과 그 라이선스에 관한 것이다. 다른 회사의 무료 글꼴, 이름이 비슷한 파일, 제3자가 수정해 배포한 파일까지 똑같이 허용된다고 보증하지 않는다. 네이버는 한글 번역이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며 법적 효력은 영문 원본에 있다고도 안내한다. 중요한 계약이나 배포 결정은 요약문만으로 끝내지 않는다.
완성한 포스터와 글꼴 파일을 따로 생각한다
동네 독서 모임의 포스터를 만든다고 가정해 보자. 화면에 보이는 완성 이미지를 공유하는 일과, 다른 사람이 수정할 수 있도록 편집 원본 및 폰트 파일을 함께 보내는 일은 다르다. 뒤의 작업에는 파일 재배포 조건이 관계될 수 있다. 같은 모임 안에서 주고받는다는 사실만으로 이 구분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작업을 맡기거나 넘길 때는 어떤 글꼴을 썼는지와 공식 배포 주소부터 전달하면 확인에 도움이 된다. 파일을 직접 함께 보내려면 해당 라이선스가 재배포를 허용하는지, 저작권 안내와 전문을 어떻게 포함해야 하는지 확인한다. 이 방식은 협업 상대가 출처를 알 수 없는 압축파일을 다시 돌려 쓰는 일을 줄이는 실무상의 제안이다.
문서를 PDF로 저장하거나 글자를 이미지로 바꾸는 것만으로 앞선 사용 과정의 조건 확인이 모두 끝나는 것도 아니다. 어떤 폰트를 어떤 조건으로 설치하고 사용했는지, 파일이 문서에 포함되는 방식은 무엇인지가 작업마다 다르다. 파일 형식을 바꾸면 모든 라이선스 문제가 사라진다는 식의 우회 요령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웹사이트나 앱에 글꼴을 넣으려는 경우에는 특히 완성된 그림을 올리는 것과 폰트 파일을 서비스하는 일을 구분한다. 공유마당은 프로그램·장비 등에 파일을 직접 탑재하는 경우 별도 허락이 필요한 조건을 설명한다. 반대로 OFL처럼 조건을 지키면 임베딩을 허용하는 라이선스도 있다. “임베딩은 전부 금지”도 “무료니까 전부 가능”도 정확하지 않다.
작업 폴더에 짧은 사용 기록을 남긴다
한글날 창작을 복잡한 서류 작업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 다만 나중에 다른 사람이 파일을 열거나 같은 디자인을 다시 인쇄할 때를 생각해, 사용한 글꼴명과 공식 배포 주소, 확인 날짜, 필요한 출처 문구를 작업 기록에 남길 수 있다. 다운로드 묶음에 들어 있는 라이선스 파일도 지우지 않고 함께 보관하면 원래 조건을 다시 찾기 쉽다.
- 배포처: 검색 글의 첨부파일보다 권리자나 공식 서비스의 원본 페이지에서 글꼴명과 제공자를 확인한다.
- 사용처: 개인 인쇄물인지, 판매 상품·광고·로고인지, 웹·앱에 파일을 넣는 작업인지 구체적으로 적는다.
- 조건: 상업적 이용, 출처 표시, 수정, 재배포와 임베딩 항목을 필요한 용도에 맞춰 읽는다.
- 전달물: 완성 이미지나 인쇄물만 줄지, 편집 원본과 폰트 파일도 함께 줄지 구분한다.
- 기록: 공식 주소와 확인 날짜, 라이선스 전문을 보관하고 불명확한 용도는 제공자에게 문의한다.
보관한 기록이 모든 분쟁을 막아 주거나 법적 허락을 새로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실제 조건을 다시 확인할 수 있게 해 주는 작업 습관에 가깝다. 외주 제작물이나 판매 규모가 있는 프로젝트처럼 권리 범위가 중요한 경우에는 발주자와 제작자가 누가 무엇을 확인했는지 함께 정리하고, 필요하면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다.
한글 글꼴의 매력은 같은 문장도 다른 리듬으로 읽히게 한다는 데 있다. 이번 한글날에는 많이 내려받는 것보다, 만들고 싶은 결과물에 맞는 글꼴 하나를 고르고 그 이용조건까지 읽어 보는 편이 실용적이다.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범위를 정확히 아는 일은 창작을 막는 절차가 아니라, 만든 것을 어디까지 나눌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편집자 주. 글꼴 이용조건을 읽기 위한 일반 정보이며 개별 계약이나 저작권 분쟁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니다. 실제로 사용할 파일의 공식 배포처와 라이선스 전문을 확인하고, 용도가 불명확하면 권리자 또는 전문가에게 문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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